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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남포] 원조 바다집 :: 49년 전통 :: 울아빠가 즐겨가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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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아침 기차를 타고 부산에 다녀왔다.
 
어릴 적에는 명절마다 아빠 차 타고 8시간 넘게 달려야만 부산에 도착했던 기억이 악몽 같지만, 
srt 고속철도 덕분에 이제는 부산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차에서 책 한두 시간 읽고 폰 좀 들여다보면 부산이다.
 
할머니를 뵙고 나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러 부산역으로 다시 향했다.
그리고 부산역 근처 남포에서 아버지랑 저녁 메뉴를 골라 조금 걸었다. 
 
 
아빠가 고른 식당은 49년 전통의 수중전골을 판매하는 "바다집"
 
 

 
가는 길에 아버지가 남포동과 초량왜관에 관한 설명을 해주셨다.
대마도로부터 온 일본 상인들이 묵었던 초량왜관이 있던 곳이 바로 남포동이다.
남포동은 부산이 무역으로 인해 번화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활발한 상권을 갖추게 된 곳이라고 했다. 
용두산 공원을 지나 남포동 시장 거리를 지나 골목을 굽이굽이 걷다 보면  바다집이라는 화살표가 보인다. 

그리고 그 화살표에서 왼쪽으로 10보 정도만 걸으면 나타나는 원조 바다집
무려 49년 전통의 식당이다.
 

메뉴는 네 가지로 단출했다.
수중전골, 낙지볶음, 낙새볶음, 낙곱볶음 
그리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아버지랑 수중 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게 안은 따뜻한 온돌방에 좌식 식탁과,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는 입식 식탁 두 가지 테이블이 있었다.
 
벽에 붙은 방송 사진들을 보니, 49년 원조 바다집은 각종 미디어와 방송에도 소개된 적 있는 찐 맛집이었다.
 
 

밑반찬과 수중전골 2인분
밑반찬 중에서 깻잎과 미역무침이 맛있었다.
여러분 미역 많이 먹어야 돼요. 아이오딘 성분은 미역에 풍부하답니다.
 
 
 

수중 전골에는 각종 해산물이 듬뿍듬뿍 들어있다.
낙지랑 새우, 그리고 소라
친구한테 사진으로 자랑했더니 
"낙곱새다~~"라고 답이 되돌아왔지만
수중전골은 낙곱새가 아니다.
일단 곱창이 없고
낙곱새처럼 국물 자작자작하게 먹는 볶음 요리가 아니다.
전골이라 뜨끈한 국물과 밥을 비벼 먹는 요리다.
 
 
 
 

부산에 왔으니까 소주는 좋은 데이 ㅎㅎ
 
 

 
소주를 들어 포즈 취해주시는 아버지의 손 ㅎㅎ

 
수중전골은 사진으로 다시 봐도 소주를 부르는 맛과 비주얼이다 ㅎㅎ
 

 
팔팔 끓으니 약간 낙지죽같이 생겼다.
새우는 두 마리밖에 없었다.
그것도 모르고 아빠가 두 마리 다 먹어서 나는 새우는 맛을 못 봤다 ㅠㅠ


 
남포동에서는 식당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길고양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남포동 고양이들은 다 뚱냥이들이다.
왜냐하면 남'포동'이니까
 
내가 남포동 고양이들은 다 뚱뚱해~라고 말하자
사장님이 지나가다 내 말을 듣고 실소하셨다. ㅎㅎ
그러게요~ 요 동네 고양이들이 다 잘 얻어먹고 다니나 봐
 

건더기를 다 건져 먹고 나서는 가락국수사리를 추가해서 먹었다.
우동 사리를 가져다주실 때 육수도 함께 가져다주신다.
그래서 끝까지 짜지 않게 요리를 즐길 수 있었다.

팔팔 끓으면 가락국수사리에 소주 한잔 캬~~
 
 

아버지가 당신 어렸을 적에는 우동사리만 계속 추가하면서 밤새 술을 마셨다고 했다. 
전국팔도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대학생들은 똑같구나
사리 끊임없이 추가해 가면서 술 마시기..

 
오래간만에 부산에 와서, 아빠덕에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전통이 느껴지는 맛집을 발견했다. 
부산 여행을 온다면 부산역 근처 "바다집"에서 수중전골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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